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야구의 전설, 퍼펙트 게임이란?

by exit-daily-life 2025. 5. 26.

야구를 좋아하다 보면 가끔씩 뉴스에서 “○○ 선수가 퍼펙트게임을 달성했다!”는 기사를 보게 되죠. 그런데 이 퍼펙트게임이라는 게 어떤 의미인지 정확히 아시는 분은 많지 않더라고요. 단순히 완봉승이나 노히터랑 같은 거 아니냐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고요.

퍼펙트게임은 말 그대로 완벽(perfect) 그 자체입니다. 한 명의 투수가 경기 내내 단 한 명의 타자도 출루시키지 않고 승리를 거두는 경기를 말하죠. 이건 안타는 물론이고, 볼넷, 몸에 맞는 공, 실책, 그리고 삼진으로 빠진 포수 패스트볼 등 어떤 식으로든 타자가 1루에 나가는 걸 모두 차단해야 이뤄지는 기록이에요. 정말 엄청난 집중력과 컨디션, 그리고 수비진의 완벽한 도움까지 필요한 거죠.

메이저리그 역사를 봐도 2024년 기준으로 23번밖에 없을 만큼 희귀한 기록입니다. 우리나라 KBO리그에서는 아직 아무도 해내지 못한 기록이기도 하고요. 이 글에서는 퍼펙트게임의 정의부터, 그것이 왜 이렇게 어려운지, 그리고 퍼펙트게임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까지 함께 풀어보겠습니다.

 

야구 경기장 전경

 


 

퍼펙트게임, 도대체 뭐가 그렇게 대단한가요?

퍼펙트게임의 기준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해 드릴게요. 야구는 양 팀이 9이닝씩 공격과 수비를 번갈아 하며 경기를 치릅니다. 퍼펙트게임은 수비팀 투수가 27명의 타자를 모두 아웃시키고, 단 한 명도 1루조차 밟지 못하게 만든 경기를 말해요.

여기서 중요한 건 단순히 안타만 안 맞는 게 아니라, 출루 자체가 아예 없다는 점입니다. 볼넷도 안 되고, 몸에 맞는 공도 안 되고, 야수가 공을 놓쳐서 1루까지 보내줘도 안 됩니다. 에러로라도 출루되면 그건 퍼펙트 게임이 아니에요.

예를 들어, 노히트 노런(No-hit no-run)은 안타를 하나도 맞지 않고 실점 없이 끝낸 경기지만, 볼넷이나 에러로 타자가 출루할 수는 있어요. 그래서 퍼펙트게임은 노히트 노런보다 훨씬 더 까다롭고 드문 기록이 되는 거죠.

심지어 투수가 아무리 완벽하게 던져도 수비수가 실수를 하면 퍼펙트 게임은 물거품이 되기 때문에, 그 경기 하나는 정말 투수와 야수, 심지어 포수까지 모든 선수들의 협동이 극한으로 발휘되어야 가능한 거예요.

 


 

퍼펙트게임의 역사 속 명장면들

퍼펙트게임은 야구 역사에서 늘 전설로 남습니다. 몇 가지 유명한 사례를 소개해볼게요.

먼저, 메이저리그 최초의 공식 퍼펙트게임은 1880년에 나왔습니다. 리 던스(Lee Richmond)라는 선수가 이룬 기록인데, 당시는 지금보다 경기 수준도 떨어졌고, 타자도 많지 않았기 때문에 오늘날의 퍼펙트게임과는 좀 차이가 있긴 해요.

그 후로 20세기에는 아주 가끔 나오는 정도였는데, 1965년에는 LA 다저스의 샌디 코팩스(Sandy Koufax)가 유명한 퍼펙트 게임을 기록했어요. 이 경기는 퍼펙트게임 중에서도 최고의 경기 중 하나로 평가받습니다. 총 14개의 삼진을 잡아냈고, 마운드 위에서 압도적인 투구를 선보였죠.

그리고 2012년, 펠릭스 헤르난데스(Felix Hernandez)는 시애틀 매리너스 소속으로 퍼펙트 게임을 달성하면서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이 기록을 남겼습니다. 이 경기는 특히 더 값졌던 이유가, 그 해에만 메이저리그에서 무려 3번의 퍼펙트 게임이 나왔기 때문이에요. 얼마나 드문 일이 한 시즌에 3번이나 나온 건 정말 보기 드문 사례였죠.

KBO 리그에서는 아직 단 한 번도 퍼펙트게임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몇몇 투수들이 7이닝, 8이닝까지 퍼펙트를 이어가다가 마지막에 출루를 허용한 적은 있었죠. 그래서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KBO 첫 퍼펙트는 누가 할까?” 하는 기대감도 큽니다.

 


 

퍼펙트게임을 망치는 안타까운 순간들

이제 퍼펙트 게임을 망치는 가장 아쉬운 순간들도 얘기해 볼까요? 사실 이게 정말 눈물 날 정도로 안타까운 경우가 많아요.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2010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의 아르만도 갈라라가(Armando Galarraga)의 경기입니다. 그는 26명의 타자를 퍼펙트하게 처리하고, 마지막 타자만 남겨둔 상태였어요. 그런데 27번째 타자가 친 공을 1루수 쪽으로 땅볼 처리해서 아웃을 만들었는데, 1루심이 세이프 판정을 내린 겁니다. TV 리플레이로 봐도 명백히 아웃이었지만, 당시엔 비디오 판독이 없어서 그냥 세이프로 기록됐죠. 이 판정 하나로 갈라라가의 퍼펙트게임은 날아갔습니다.

그런데 이게 또 아름다운 이야기로 마무리돼요. 갈라라가는 심판을 원망하지 않고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고 말했어요. 나중에 MLB 커미셔너도 공식적으로 사과했고, 이 경기는 지금까지도 ‘완벽한 퍼펙트게임 실패’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또 다른 사례는, 잘 던지던 투수가 8회까지 퍼펙트를 이어가다가 9회 첫 타자에게 몸에 맞는 공을 던져 퍼펙트를 놓친 경우도 있었어요. 볼넷 하나, 패스트볼 하나, 수비 실책 하나가 퍼펙트 게임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일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그래서 야구 팬들은 7회나 8회쯤에 퍼펙트게임이 이어지고 있으면 경기 내내 조용히 기도하듯 경기를 보곤 해요. 선수들도 일부러 말을 아끼고, 중계진도 ‘퍼펙트’라는 말을 함부로 안 꺼내는 게 일종의 불문율이죠. 괜히 말하면 깨질 것 같거든요.

 


 

퍼펙트게임은 그 자체로 야구의 낭만

퍼펙트게임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야구의 낭만과 마법이 담긴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경기 수가 열리는 야구에서 수천, 수만 번의 경기 중 단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퍼펙트게임. 그 희소성만큼이나, 경기가 끝났을 때의 감동도 굉장하죠.

입문자분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은 건, 야구를 보다 보면 언젠가는 퍼펙트 게임의 순간을 함께할 기회가 올 수 있다는 거예요. 물론 보기 쉽지 않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그 감동이 더 크답니다.

야구를 막 시작한 분들이라면, 이제부터 경기 볼 때 투수 성적뿐 아니라 출루 여부, 실책 여부, 심판 판정 같은 요소에도 관심을 가져보세요. 어느 날 TV 화면 속 투수가 조용히 역사의 문을 두드리고 있을지도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