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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버 공시란?

by exit-daily-life 2025. 9. 2.

웨이버 공시란 무엇일까?

야구를 조금 더 깊게 들여다보다 보면 선수 관련 뉴스에서 가끔 “○○ 선수가 웨이버 공시됐다”라는 표현을 보실 수 있습니다. 처음 접하는 분들께는 생소할 수 있는데, 사실 이 제도는 프로야구에서 선수들의 이동과 계약을 관리하는 중요한 장치입니다.

쉽게 말해, 웨이버 공시(Waiver Disclosure)는 구단이 보유하고 있던 선수를 더 이상 등록하지 않고 다른 팀이 데려갈 수 있도록 공개하는 절차입니다. ‘선수를 시장에 내놓는다’는 느낌에 가깝죠.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볼게요.

  • 구단이 어떤 선수를 당장 전력에서 제외하거나, 1군·2군 명단에 등록하지 않으려는 상황이 생깁니다.
  • 이때 단순히 계약을 해지하는 게 아니라, 리그 전체에 공시를 합니다. “이 선수 웨이버 공시합니다. 필요하다면 다른 팀에서 데려가세요.” 이런 뜻이죠.
  • 다른 구단이 이 공시를 확인하고, 선수 영입 의사를 밝히면 해당 선수는 새로운 팀으로 이적할 수 있습니다.
  • 만약 어느 팀도 영입하지 않는다면, 선수는 자유계약 신분(FA와는 조금 다른 의미의 자유계약 선수)이 됩니다.

즉, 웨이버 공시는 선수 입장에서 보면 팀을 옮길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되기도 하고, 구단 입장에서는 전력 재편 과정에서 필요한 선택이 되기도 합니다.

특히 한국 프로야구(KBO)에서는 시즌 중에도 웨이버 공시가 이뤄지기 때문에, 팬들 입장에서는 갑작스럽게 좋아하던 선수가 팀을 떠나는 뉴스가 나와 당황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도 자체는 꽤 오래전부터 프로스포츠 전반에서 운영되고 있고, 선수들의 기회를 넓히는 의미도 있다는 걸 알면 조금 다르게 보일 겁니다.

 

 

야구배트를 잡고 있는 남자

 

웨이버 공시가 필요한 이유

그렇다면 왜 이런 제도가 필요한 걸까요? 그냥 구단이 원하면 계약을 끊으면 되지 않느냐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야구는 개인 종목이 아니라 리그 전체가 하나의 생태계처럼 운영됩니다. 공정성과 선수들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서도 일정한 절차가 필요한 거죠.

  1. 선수의 기회 보장
    • 한 팀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선수라 하더라도, 다른 팀에서는 필요로 할 수 있습니다.
    • 예를 들어, A팀에서는 내야수가 포화 상태라서 기회가 없는 선수가, B팀에서는 주전급으로 뛸 수도 있죠.
    • 웨이버 공시는 이런 숨은 기회를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2. 구단 간 균형 유지
    • 강팀과 약팀 사이 전력 차이가 커지면 리그 전체 흥미가 떨어집니다.
    • 웨이버 공시를 통해 선수 자원이 재분배되면, 약팀이 전력을 보강할 수 있는 기회가 생깁니다.
    • 이런 과정이 리그 경쟁력을 유지하는 장치가 되는 겁니다.
  3. 선수 계약의 투명성
    • 구단이 단순히 마음대로 선수를 내보내는 게 아니라, 리그 전체에 공식적으로 ‘공시’하는 절차를 거치게 함으로써 과정이 투명해집니다.
    • 팬들과 다른 구단이 모두 알 수 있도록 공개되기 때문에, 뒷거래나 불합리한 계약 해지가 줄어듭니다.
  4. 선수 생활 연장의 가능성
    • 특히 베테랑 선수들에게 웨이버 공시는 또 다른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원 소속팀에서는 더 이상 활용 계획이 없더라도, 경험 많은 선수를 찾는 팀에게는 좋은 영입 대상이 될 수 있거든요.

물론 웨이버 공시가 선수 본인에게는 씁쓸한 뉴스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우리 팀에서 필요하지 않다”라는 뜻이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무대를 만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선수들의 인생 2막을 열어주는 통로가 되기도 합니다.

실제로 한국 프로야구 역사에서 웨이버 공시 후 다른 팀으로 옮겨 새롭게 꽃을 피운 사례들도 적지 않습니다. 선수 본인이 마음을 어떻게 다잡느냐, 그리고 다른 구단이 어떤 시각으로 선수를 평가하느냐에 따라 인생이 달라지기도 하는 거죠.

 


 

웨이버 공시 이후 선수의 길

마지막으로, 웨이버 공시가 된 선수들이 그 이후 어떤 길을 걷게 되는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야구를 갓 입문하신 분들은 “웨이버 공시됐다 = 은퇴한다”라고 오해하기도 하는데, 실제로는 경우의 수가 꽤 다양합니다.

  1. 다른 구단 영입
    • 가장 이상적인 경우는 새로운 팀이 영입 의사를 밝히는 겁니다.
    • 이 경우 선수는 곧바로 새 팀 유니폼을 입고 뛸 수 있습니다.
    • 종종 웨이버 공시 직후에 다른 구단이 빠르게 움직여 영입 발표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2. 자유계약 선수로 전환
    • 만약 어느 팀도 영입하지 않는다면, 선수는 자유계약 신분이 됩니다.
    • 이때는 본인이 직접 원하는 팀과 협상할 수도 있고, 때로는 독립리그나 해외 리그로 나가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기도 합니다.
  3. 은퇴와 지도자 전환
    • 나이가 있는 선수라면, 웨이버 공시가 사실상 현역 은퇴 수순이 되기도 합니다.
    • 하지만 은퇴 이후 곧바로 지도자, 해설가, 혹은 유소년 야구 지도자로 전향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 선수 생활은 끝나도 야구 인생은 계속 이어진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전환이죠.
  4. 팬과의 이별
    • 웨이버 공시 이후 은퇴를 택한 선수들은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곤 합니다.
    • 오랫동안 팀을 지킨 베테랑이라면, 팬들에게는 씁쓸하지만 잊지 못할 순간이 되기도 합니다.
    • 그래서 웨이버 공시 뉴스가 나올 때마다 팬들의 반응은 “벌써 떠나는 건가”라는 아쉬움과 “새로운 시작을 응원한다”라는 격려가 섞여 나옵니다.

야구는 단순히 경기만 보는 게 아니라, 선수 한 명 한 명의 인생 이야기를 함께 지켜보는 스포츠입니다. 웨이버 공시는 그 과정에서 마주하게 되는 씁쓸하지만 중요한 현실이고, 동시에 또 다른 가능성을 열어주는 제도입니다.

야구에 막 입문하신 분들은 이런 뉴스를 보실 때 단순히 “방출됐다”라는 차가운 의미로만 받아들이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웨이버 공시는 리그와 선수 모두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주는 절차라는 걸 알면, 조금 더 입체적으로 야구를 즐기실 수 있을 거예요.

 


 

 

웨이버 공시는 처음 들으면 어렵고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본질은 간단합니다. 팀이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한 선수를 리그 전체에 공개해, 다른 팀이 데려갈 기회를 주는 절차입니다. 선수 입장에서는 마지막 기회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기도 하죠.

야구를 보다 보면 경기 외적인 부분에서도 이렇게 많은 스토리가 있다는 걸 알게 되실 겁니다. 규칙, 제도, 기록 하나하나가 다 선수들의 땀과 눈물, 그리고 팬들의 응원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웨이버 공시 역시 그중 하나입니다.

앞으로 뉴스를 보실 때 “○○ 선수가 웨이버 공시됐다”라는 표현을 만나면, 단순히 방출 소식이 아니라 그 뒤에 이어질 새로운 도전과 이야기를 함께 떠올려 보시면 어떨까요? 그게 바로 야구를 깊게 즐기는 또 다른 재미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