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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야구가 비인기 스포츠인 이유가 궁금하셨나요?

by exit-daily-life 2025. 5. 21.

야구에 입문하다 보면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이런 궁금증이 생깁니다. “유럽에서는 야구를 거의 할까?”, “야구가 이렇게 재미있는 스포츠인데 유럽엔 리그가 없지?” 하는 의문 말이죠. 실제로 유럽에는 거의 모든 나라에 축구 리그가 있을 정도로 축구가 압도적인데, 야구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거의 알려지지 않은 스포츠입니다. 심지어 야구장도 찾아보기 어려운 나라가 많아요.

이런 차이는 단순히 ‘유럽 사람들은 야구를 좋아해’ 정도의 얘기가 아닙니다. 이면에는 유럽의 문화, 스포츠 인프라, 역사, 그리고 사회적 관심사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요. 오늘은 야구를 좋아하게 성인 입문자분들을 위해, 유럽에서는 야구가 인기 스포츠로 자리 잡지 못했는지를 하나씩, 천천히 풀어드릴게요.

 

축구에 열광하는 유럽 축구 팬들

 


 

유럽 스포츠 문화의 중심은 역시 축구

유럽에서 야구가 비인기인 가장 근본적인 이유 하나는 축구라는 거대한 존재입니다. 축구는 유럽인의 삶에 깊숙이 녹아든 문화이자 전통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축구를 접하고, 거리마다 축구장을 있으며, 국가 대표팀 경기가 열릴 때면 도시 전체가 들썩일 정도로 축구는 유럽에서 절대적인 존재죠.

유럽 각국에는 100넘는 전통의 축구 클럽들이 즐비하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페인 라리가, 독일 분데스리가 세계 최고 수준의 리그들이 있습니다. 미디어도, 기업 스폰서도, 대중의 관심도 거의 전부가 축구에 집중되어 있죠. 자연스럽게 다른 스포츠가 자리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하나 중요한 점은, 유럽은 스포츠를 ‘지역 정체성’굉장히 밀접하게 연결 짓는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맨체스터에 사는 사람은 맨유 또는 맨시티 팬이고, 바르셀로나 시민은 FC바르셀로나를 자랑스럽게 생각하죠. 이처럼 축구 클럽이 하나의 문화 중심 역할을 하다 보니, 새로운 스포츠가 뿌리내릴 기회가 매우 적습니다.

이런 환경 속에서는 아무리 흥미롭고 새로운 스포츠가 들어와도, 축구와 비교되는 순간 상대적으로 ‘낯선 스포츠’밀릴 수밖에 없습니다. 야구도 그런 스포츠 하나였던 거죠.

 


 

야구의 늦은 전파와 미국 중심의 이미지

야구가 유럽에 뿌리내리지 못한 다른 중요한 이유는 전파 시점이 너무 늦었다는 , 그리고 야구가 ‘미국 스포츠’라는 이미지강하다는 점입니다.

앞서 이야기했듯, 야구는 19세기 중반 미국에서 본격적으로 발전했습니다. 당시 유럽은 이미 축구, 럭비, 크리켓, 핸드볼 같은 스포츠들이 대중화되던 시기였고, 나라가 자국의 스포츠 문화를 형성하고 있었죠. 와중에 야구는 미국 내에서만 크게 발전하고, 유럽에는 별다른 홍보나 전파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미국은 자신들의 스포츠를 해외에 널리 퍼뜨리는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았고, 유럽도 야구를 굳이 받아들일 이유가 없었던 겁니다.

더불어 야구는 2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상징 같은 스포츠가 되었고, 유럽 사람들에게는 야구 자체가 ‘아메리칸 컬처’일부로 인식되기 시작했어요. 예를 들어, 유럽인들은 미국 영화나 드라마에서 야구를 수는 있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접할 기회가 거의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야구는 실제로 즐기는 스포츠가 아니라, ‘미국 문화 배경’ 정도로만 남게 되는 거죠.

한편, 유럽에서 크리켓은 일부 영국 문화권에서는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크리켓 역시 야구처럼 느리게 진행되고, 전략적인 면이 많습니다. 그런데도 크리켓은 식민지 시절에 퍼졌고, 영국의 국가적 후원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자리를 지킬 있었던 반면, 야구는 그런 기회를 거의 갖지 못했습니다.

 


 

제도적 기반 부족과 야구 인프라의 한계

야구가 자리 잡기 어려운 마지막 이유는 제도적 기반 부족과 인프라 미비입니다. 아무리 좋은 스포츠라도 실제로 플레이할 공간이 없고, 가르칠 사람도 없으며, 체계적인 시스템이 없다면 정착되기 어렵겠죠.

야구는 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스포츠입니다. 축구장은 다목적으로도 활용이 가능하지만, 야구장은 구조적으로 매우 특수하고, 유지비도 많이 듭니다. 유럽에서는 이미 축구장이 도시마다 포화 상태인데, 거기에 야구장을 따로 짓는다는 매우 어려운 일이죠. 또, 야구 장비는 초기에 많은 투자가 필요합니다. 배트, 글러브, 헬멧, 포수 장비 개인이 갖춰야 것도 많고, 단위로 움직이려면 코치진과 운영진이 필요합니다.

중요한 유소년 시스템의 부재입니다. 유럽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초등학교나 중학교에서 야구를 접할 기회가 거의 없습니다. 반면, 축구는 학교 체육의 핵심이며, 지역 클럽들도 유소년 선수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엄청난 자원을 투입합니다. 야구는 그런 시스템이 없다 보니, 어릴 때부터 즐기거나 익힐 있는 기반 자체가 희박한 겁니다.

일부 이탈리아, 네덜란드 같은 나라에서는 야구가 부분적으로 존재하지만, 이는 예외적인 사례입니다. 이탈리아는 20세기 미국 이민자들 영향으로 야구가 일부 도시에 정착했고, 네덜란드는 식민지였던 쿠라사오 출신 선수들이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면서 야구가 어느 정도 주목을 받았을 뿐입니다.

결국 유럽 대다수 국가에서는 “야구는 하고 싶어도 없는 스포츠”셈이죠. 제도적 지원이 부족하니 자연스럽게 대중 관심도도 낮고, 악순환처럼 야구가 자리를 잃게 되는 겁니다.

 


 

문화와 환경이 다르면 스포츠도 다르다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유럽의 상황이 아쉽게 느껴질 수도 있어요. “이렇게 재미있는 스포츠를 할까?” 싶겠지만, 배경을 알고 나면 납득이 되기도 합니다. 스포츠는 단순한 놀이를 넘어서 지역의 문화, 역사, 환경, 교육, 미디어깊이 연결된 활동이기 때문이죠.

유럽에서 야구가 인기를 끌지 못한 야구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유럽이 이미 자신들만의 스포츠 문화를 확고히 갖고 있었고, 야구가 거기에 끼어들 틈이 없었다는 구조적인 문제 때문입니다. 대신 유럽에서는 축구, 럭비, 핸드볼처럼 다이나믹한 팀 스포츠가 사랑받았고, 야구는 상대적으로 늦게 도착해, 조용히 스쳐 지나간 셈이죠.

하지만 시대는 변하고 있습니다. 유럽에서도 MLB 중계를 보거나, 일본·한국 선수들이 해외 무대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통해 야구에 대한 관심이 아주 조금씩이나마 생겨나고 있어요. 아직은 미약하지만, 이런 작은 관심들이 모여 언젠가 유럽에서도 ‘야구장에 사람들 북적이는 날’수도 있겠죠.

입문자 분들이 이런 배경을 알고 야구를 보게 되면, 경기를 보는 눈도 깊어지고, 야구에 대한 애정도 훨씬 커질 거라 믿습니다. 야구는 결국, 알고 보면 재미있고, 함께 나누면 즐거운 스포츠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