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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의 보크, 왜 그렇게 어렵게 느껴질까?

by exit-daily-life 2025. 5. 19.

야구를 처음 배우거나 보기 시작한 분들, 특히 성인 입문자들이 가장 자주 묻는 말이 있습니다.
보크가 뭐예요?” 혹은 “지금 왜 갑자기 주자가 진루한 거죠? 아무 일도 안 한 것 같은데?

맞아요. 심판이 ‘보크!’라고 선언하고 주자가 한 베이스씩 진루하는 걸 보면, 외형상 투수는 별다른 행동을 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기도 하죠. 그래서 더 혼란스럽습니다.
보크는 투수의 반칙 행동이지만, 일반적인 파울이나 위반처럼 눈에 확 띄는 게 아니기 때문에 제대로 이해하지 않으면 ‘어이없고 억울해 보이는’ 벌칙처럼 느껴지기 쉬워요.

하지만 알고 보면, 보크는 경기의 공정성을 지키기 위한 아주 중요한 규칙입니다. 특히 주자가 있을 때 투수가 공격과 수비 사이에서 어떤 움직임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미묘한 ‘기준점’을 정해주는 장치죠. 이 글에서는 보크가 왜 존재하는지, 어떤 상황에서 보크가 선언되는지, 그리고 사회인 야구나 관전 시 어떻게 이해하고 적용해야 하는지를 친절하게 알려드릴게요.

 

투구 준비중인 투수

 


 

보크는 왜 생겼을까? “주자를 속이지 말라는 약속”

먼저, 보크가 왜 존재하는지부터 이해해 볼까요?

보크의 핵심은 바로 주자를 속이는 행동을 금지하는 것입니다. 야구는 수비 쪽이 공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언제든 주자를 견제하거나 속일 수 있죠. 그래서 투수는 투수판(피칭 플레이트) 위에서 공을 던지거나 견제를 할 때, 정해진 자세와 행동을 따라야 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공정하게 게임을 진행하자는 거예요.
만약 투수가 모션을 속이거나, 던지는 척하다가 안 던지거나, 견제를 하려는 척하다가 다른 행동을 한다면, 주자는 당연히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죠.
그래서 이런 혼란을 줄이기 위해, 투수의 모션에는 정직함과 일관성이 요구됩니다. 이 기준을 어기면 보크가 선언되는 거죠.

예를 들어 투수가 세트포지션에서 갑자기 멈췄다가 던지는 동작을 했거나, 견제 동작을 하다 말고 아무 방향으로도 던지지 않으면 그건 ‘속이려는 의도’가 있다고 봅니다.
결국 보크는 야구의 정직한 심리전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인 셈이죠.

 


 

보크가 선언되는 대표적인 상황들: 놓치기 쉬운 포인트들

이제부터는 실제로 어떤 상황에서 보크가 선언되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볼게요. 이해를 돕기 위해 입문자분들이 자주 헷갈리는 대표적인 보크 유형을 중심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1. 세트 포지션에서 정지 없이 투구
주자가 있을 때 투수는 세트 포지션으로 들어간 뒤, 반드시 1초 이상 정지해야 합니다. 그런데 많은 투수들이 이 정지를 제대로 하지 않고 바로 투구하는 경우가 있어요. 이건 주자를 속이는 것으로 간주되어 자동으로 보크가 선언됩니다.

2. 투구 동작 도중 멈추거나 바꾸기
투구를 하겠다고 동작을 시작했으면, 그대로 던져야 합니다. 도중에 멈추거나, 방향을 바꾸거나, 갑자기 견제로 전환하면 안 돼요. 이런 건 ‘투구 의사가 있었는데 갑자기 말을 바꾼 행위’로 간주되어 보크입니다.

3. 견제 동작 중 베이스로 송구하지 않음
1루로 견제하려고 모션을 취했는데 실제로 공을 던지지 않거나, 던지는 척만 하면 이 역시 보크입니다. 견제를 하려면 정확히 베이스 방향으로, 던질 의도를 갖고 행동해야 해요.

4. 투수판을 밟은 상태에서 포수 외 방향으로 던짐
투수판을 밟고 있을 때는 포수 쪽으로만 던질 수 있습니다. 포수 외의 방향, 예를 들어 외야나 유격수 쪽으로 던지려면 반드시 투수판에서 발을 떼고 나서 던져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보크!

5. 견제 동작 중 말로 속이기
이건 야구장에서도 논란이 많은데, 예를 들어 투수가 "아웃!"이라며 주자의 시선을 돌린 뒤 견제한다면, 보크로 선언될 수 있습니다. 말로 주자를 속이거나 부정확한 언행도 심판 재량에 따라 보크로 간주될 수 있어요.

이외에도 양발이 동시에 투수판을 벗어난 경우, 타임을 안 부르고 투수판에서 움직이는 경우 등 다양한 보크 상황이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복잡하게 외우기보다는, ‘투수는 정직하게, 예측 가능한 동작을 해야 한다’는 기본 원칙을 기억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사회인 야구와 보크: 규칙보다 분위기가 더 중요할 때

그렇다면 사회인 야구에서는 보크가 어떻게 다뤄질까요?

현실적으로 사회인 리그에서는 보크를 아주 엄격하게 적용하지는 않습니다. 심판이 프로 수준처럼 동작 하나하나를 판정하긴 어렵고, 선수들 대부분이 야구를 직업으로 하는 게 아니라서 약간의 보크성 동작은 그냥 넘어가는 경우도 많아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인 투수 매너와 동작은 갖추는 것이 좋습니다. 보크가 선언되지 않더라도, 다음과 같은 것들은 팀원과 상대에게 신뢰를 주는 중요한 자세입니다.

1. 세트포지션은 반드시 멈춰주기
비록 심판이 보크를 선언하지 않더라도, 멈추지 않고 던지는 투수는 신뢰를 잃을 수 있어요. 주자도 불만을 가질 수 있고요. 멈춰주는 습관을 들이면, 팀 내에서도 ‘기본은 갖춘 투수’로 인정받게 됩니다.

2. 견제는 확실하게
견제 모션을 취했으면 꼭 베이스 방향으로 던지거나, 투수판에서 발을 떼고 동작하세요. 애매하게 모션만 주면 오히려 주자에게도, 내야수에게도 혼란을 줍니다. 사회인 리그에서는 혼선을 줄이는 게 경기력에도 도움이 돼요.

3. 심판과의 커뮤니케이션도 중요
사회인 경기에서는 종종 “지금 보크 아니에요?”라는 항의가 나오기도 합니다. 그럴 땐 심판에게 조용히 확인하고, 다음엔 고치면 됩니다. 괜히 흥분해서 따지면 팀 분위기도 깨지고 좋지 않아요.

결국 사회인 야구에서의 보크는 ‘상대 주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을 만큼의 정직함’과 ‘경기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 매너’가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크는 투수의 매너이자 심리전의 핵심

처음에는 복잡하게 느껴지는 보크지만, 한 번 이해하고 나면 오히려 야구의 묘미를 더 깊이 느낄 수 있게 됩니다. 특히 투수는 단순히 공만 던지는 사람이 아니라, 감정과 심리를 읽고 조율하는 게임메이커라고도 할 수 있어요.

보크는 그 투수의 책임감 있는 자세를 요구하는 규칙이자, 주자와의 ‘페어플레이’를 위한 신호입니다. 입문자 여러분들도 경기를 보면서 “아, 지금은 보크였네”, “이런 상황에서 정지 없이 던지면 안 되는구나” 하는 감을 잡기 시작하면, 야구를 더 재미있게 보게 되실 거예요.

그리고 혹시 사회인 리그에서 직접 투수를 맡게 되신다면, 오늘 설명한 내용들을 참고해서 정직하고 일관된 동작을 연습해 보세요. 그러면 보크 걱정은 자연스럽게 사라질 뿐만 아니라, 동료들에게도 신뢰받는 투수가 되실 수 있을 겁니다.